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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칼럼] 기자인가, 검사인가 요즘 언론의 보도와 기자의 행태를 보면 이게 정말 언론인가, 기자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세종시, 4대강 개발 등에 대한 홍보성 보도는 조중동뿐 아니라 경제지, 방송 등 거의 한목소리다. 광고 전단지 같다. 이 정도는 약과다. 최근 법원 판결에 대한 조중동의 매카시즘적 마녀사냥을 보면, 단순한 광고 전단지의 차원이 아니라 중세 암흑시대 마녀사냥을 보는 것 같은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이건 언론이 아니다. 무릇 언론은 두 가지 기본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사실 보도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권력’에 대한 비판 기능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 언론은 기득권 강자의 논리로 뭉쳐 있다. 가진 자의 편이다. 아니, 그들 스스로가 이미 기득권이고, 강자.. 더보기
[정동칼럼]사실 모아 진실 덮기 장덕진 | 서울대 교수·사회학 나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통계를 가르쳐왔고, 통계에 대한 일부 편견에 맞서 통계를 옹호해온 사람이다. 그러나 동시에 통계의 오용과 남용을 경계해온 사람이기도 하다. 오용과 남용은 결국 통계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꼭 써야 하는 순간에도 쓰지 못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통계 오남용은 너무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전교조와 성적’ 통계는 엉터리 엊그제 교육과학기술부의 의뢰로 노동연구원에서 수행했다고 하는, 전교조 가입 교사 비율이 높아지면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떨어진다는 결과는 사실상 길게 논평할 가치도 없다. 통계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엉터리임을 꿰뚫었을 것이다. 여기서 전국의 학.. 더보기
[한겨레]피디저널리즘과 피디수첩 무죄 기자저널리즘과 피디저널리즘은 무엇이 다른가. 보이는 것을 보도하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 보도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언론의 의무가 공론을 시작하는 것이라면 가장 공론이 필요한 사안들은 관련 정보가 부족한, ‘보이지 않는’ 사안들일 것이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당연한 사안은 공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성이 있는지는 공론이 필요하다. 바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디저널리즘은 결국에는 ‘불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의 보도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완벽하지 않다고 하여 법적으로 단죄한다는 것은 피디저널리즘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곧 가장 공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언론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