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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사설]세종시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세종시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겠다면서 정부가 민관위원회를 출범시킨 지 2개월 만이다. 수정안의 핵심은 정부가 이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뜸들이기 시작한 4개월 전에 예상했던 대로다. 9부2처2청의 세종시 이전을 백지화하고, 기업·학교·연구소 등의 유치 계획과 지원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 세종시 원안인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행정부처를 뺀 ‘복합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로부터 비롯된 도시다. 목적 달성의 효율성을 위해 ‘행정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도시’가 선택됐다. 이것이 세종시의 정체성이다. 정부의 수정안은 세종시의 정체성을 폐기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세종시 특별법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 더보기
[한겨레 20100106] 그 섬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정병호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 여의도에서 한강 유람선을 탄 한 외국 학자가 잠실에서 내렸다. 실망스런 표정으로 이걸 왜 타라고 했느냐고 물었다. 넓은 강물은 보았는데 양옆에는 온통 콘크리트 제방과 아파트, 굵은 다리 기둥과 돌출된 고가도로뿐, 역사도 문화도 경치도 없더라는 말이었다. 원래 한강이 그런 강은 아니었다. 조선이 도읍으로 정한 한양의 남쪽에 흐르는 한강, 특히 송파에서 마포에 이르는 강의 경치는 빼어난 절경으로 이름난 곳이었다. 조선시대 중국 사신들은 ‘신선들이 놀던 곳’이라는 ‘선유봉’과 ‘작은 해금강’이라고 불리던 ‘밤섬’의 절벽을 구경하며 뱃놀이를 하였다. 밤섬과 여의도 사이에는 십리에 걸친 넓은 백사장이 있어서 시인들이 “한 줄기 맑은 모래, 강을 덮었는데, 눈인가 서리인가” 하고 노래.. 더보기